10여년간 다양한 新사업 뛰어들었지만 성과 미미
본업에서는 좋은 성과, 소노로 사명 변경 뒤 승승장구
��공업 진출은 본업과 시너지 낼 수 있는 만큼 긍정 평가
[인사이트코리아 = 심민현 기자] 대명소노그룹 2세 서준혁 회장을 향한 재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빅3 중 한 곳인 티웨이항공 인수를 정조준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다.
서 회장은 1980년생으로 고(故) 서홍송 창업주의 장남이다. 2001년 창업주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이후 서 회장 모친 박춘희 명예회장은 미성년자였던 두 딸의 상속권 포기 절차를 밟으면서 일찌감치 서 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했다.
이후 2007년 회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입사 3년 만에 지주회사 소노호텔앤리조트, 대명코퍼레이션 등 핵심 계열사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2018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5년 만인 2023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평소 서 회장은 스포츠를 즐기는 등 승부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프로농구팀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를 인수한 것도 그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스카이거너스 홈구장을 찾으면 서 회장이 진지하게 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서 회장 성향은 경영 스타일에서도 잘 나타난다. 서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20년 사명을 대명레저산업에서 ‘소노‘로 바꿔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2019년 소노호텔앤리조트로 변경된 사명은 2021년 3월 최종적으로 소노인터내셔널로 확정됐다. 글로벌 전략에 따라 서 회장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해외에서 대명 발음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숙고 끝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소노는 이탈리아어로 ‘이상향‘이라는 뜻이다.
서 회장은 사명 변경과 함께 프리미엄화를 선언하며 전국의 리조트, 호텔 지점 리모델링 및 신축에 나섰고 젊은 층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 결과, 소노인터내셔널은 2022년 매출 9261억원(영업이익 1575억원)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8470억원(영업이익 974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출 7600억원(영업이익 1000억원) 수준의 양호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新사업서 재미 못본 서 회장...항공업은 과연?
본업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사실 서 회장은 그간 손을 댔던 신사업마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사내외에서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2009년 외식사업부를 출범시켜 대명코퍼레이션을 통해 떡볶이 체인점 ‘베거백‘을 론칭했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어 치킨, 화덕삼겹살 등 체인점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2013년 대명코퍼레이션이 운영하던 외식사업부와 항공투어몰 사업부를 상조회사인 대명라이프웨이에 16억원에 매각했다.
외식사업뿐만 아니다. 서 회장은 영화 등 문화사업을 위해 대명문화공장을 운영했지만 2019년 사업을 접었고 2014년 8월과 10월 각각 대명 본웨딩과 대명위드원으로 결혼정보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마저 2021년 문을 닫았다. 침구·매트리스 렌털 사업이 중심인 계열사 대명소노시즌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본업과 시너지 창출, 긍정적 평가...메가 LCC 대항마 등극?
다만 서 회장의 이번 항공업 진출 시도는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대명소노 측은 티웨이항공 지분 매입 직후 “숙박과 항공 간 제휴·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목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서 회장이 오랜 시간 항공사 인수에 관심을 기울여온 것도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서 회장은 2011년 당시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소노시즌) 대표를 맡은 이후 티웨이항공이 매물로 나오자 인수전에 뛰어든 전례가 있다.
게다가 티웨이항공은 LCC 업계 2, 3위를 다툴 정도로 탄탄한 회사다. 실제 지난해 매출 1조348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고 올해 상반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어난 7490억원을 기록,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유럽 노선 확장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주요 노선을 이관 받은 티웨이항공은 올해 5월 인천~자그레브 노선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어 8월 인천~로마·프랑스, 9월 인천~바르셀로나, 10월 인천~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노선은 5개월여 만에 5개로 늘어났다.
‘메가 LCC‘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연말로 예정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하나의 LCC로 합쳐진다. 이른바 메가 LCC 출범이다.
만약 서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돼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를 동시에 인수한 뒤 합병을 추진할 경우 메가 LCC에 대항할 수 있는 막강한 전열을 갖추게 된다.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유럽·미국 노선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글로벌 항공사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사업 부문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서 회장이 이번 항공업 진출은 사활을 걸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이번만큼은 서 회장에게 성공 DNA가 이식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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